소장 권 태 수 세계화라는 화두가 세계를 휩쓸면서 국경개념이 희석되고 각 국가의 교유문화마저 그 특성을 상실해가고 있는 요즈음! 춤만큼 그 나라의 정체성을 직감적이고 총체적으로 나타내주는 것은 없다 할 것입니다. 특히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우리 사회의 문화적 특성을 우리 춤에서 찾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도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예술과 과학기술 연구소는 이러한 과제의 해결을 위해 종합대학 부설 연구소라는 특수성을 최대한 살려 시공간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면서도 함께 연구하고 검증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출발하였습니다. 현대사회는 과학과 더불어 발전했고 과학은 문화예술의 무한한 창의성에서 비롯되었으며 그 결실은 또 다시 문화예술을 꽃피우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정체성 탐구 또한 인문사회학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과학적인 측면에서도 탐색하고 검증해보는 작업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연구방법이 바로 예술과 과학기술 연구소가 가야할 방향입니다. 예술은 언제나 어떤 목표에 도달해 있는 반면에 학문은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어떤 목표를 향해 가는 도중에 있다고 ‘예술의 사회학’을 쓴 아놀드하우저가 말한 바 있습니다. 출범한지 14년이 지난 지금도 모든 것이 거대한 꿈을 꾸는 듯이 불확실하고 그 연구력이나 추진력에서도 매우 미약하지만, 춤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예술과 과학기술 연구소야 말로 학문의 통합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오늘의 상황에서 오히려 선구자적인 길을 걷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희망적인 생각이 듭니다. 여러 가지 연구과제를 놓고 그 해결을 위해 다양한 전공을 가진 교수님들과 연구원들이 연구를 하고 토의하면서 우리춤에서 무엇인가를 찾고자 많은 시간을 학문적 열정으로 붙태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고 뿌듯한 자부심을 느낍니다. |